넷플릭스 다큐 시리즈 [이민자의 나라] 시청 후기

넷플릭스가 정치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대선을 앞두고 넷플릭스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만한 다큐멘터리 하나가 올라왔다.

이민자의 나라 (immigration nation) 라는 르포 형식의 다큐멘터리 시리즈인데 미국에서 이민을 담당하는 공공 기관인 미국 이민세관집행국 (U.S.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 줄여서 ICE 라고 부르는 곳을 집중취재 하면서 미국의 이민 문제를 나름 심도있게 들여다 본다. 

ICE란 무엇인가? 

물론 ICE 만 따라 다니면서 주로(?) 취재하기도 하지만 미국 이민자들의 현실 그리고 불법체류자들의 현재를 카메라에 담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그 노력은 상당히 성공한 듯 보인다. 미국에서는 꽤 논란이 되고 있는 다큐멘터리 시리즈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래도 국내 문제가 아니다 보니 화제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 

일단 우리에게는 ICE 라는 단체 자체가 좀 생소해서 이게 무언가 싶은 사람들이 많을 건데 소위 말해 불법 이민자들을 단속하는 공공기관이라고 보면 된다. 다큐멘터리에서는 주로 불법체류자들을 집 문앞까지 찾아가서 잡아내어 미국에서 추방하는 일을 하는데 추방하는 일 자체는 ICE 소관이 아닌지라 이들은 불법체류자들을 구금하고 수용시설로 보내는 역할만 하고 있다. 

2003년에 창설되어 트럼프 행정부에 와서 꽃을 피운 단체 중 하나인지라 최근 미국에서는 연이어 화제가 되고 있는데 불법 체류자들을 색출하여 미국으로부터 추방하는 단체라서 그런지 몰라도 최근 인권단체나 시민단체로부터 수많은 비난을 듣고 있으나 딱히 개의치는 않는 모양새다. 


이 다큐멘터리는 불법 이민자들을 어떤 방식으로 바라보고 있느냐에 따라서 보는 관점이 심각하게 달라질 수 있는데 나는 불법체류자들을 저런 식으로 무자비하게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걸 찬성하는 편은 아니지만 미국이 현재 불법체류자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상대적으로 잘 사는 거의 모든 나라들이 겪는 문제인데 유럽이나 미국 만이 아니라 우리나라도 이런 외국에서 들어온 불법체류자들로 인한 사회 문제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힘든 일을 도맡아하는 불법 체류자들. 

우리나라 언론에서도 중국 조선족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잊을 만하면 동남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기사를 볼 수 있다. 아직 정확한 통계가 나온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는 임금 수준이 다른 아시아에 비해서는 월등히 좋기 때문에 한국에 와서 돈 버는 게 가장 좋다고 한다. 그로 인해 동남 아시아는 물론 최근에는 러시아에서까지 한국으로 돈을 벌기 위해 온다고 할 정도로 한국 역시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고된 노동에는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종사하고 있는 게 지금의 한국 노동계 현실이다. 

이는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은 허리케인이 자주 와서 집이 초전박살이 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힘든 건축 작업도 대부분 남미 계열 불법체류자들이 하고 있다. 그들은 일할 권리는 없지만 세금은 내야 하는 처지인데 이들은 영어가 유창하지 않기 때문에 말을 할 필요 없이 몸만 쓰면 되는막노동을 하는 것 말고는 딱히 할 일이 없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가서 농장 이나 공장 일을 주로 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보면 된다. 

다른 점이라면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일을 할 수 있는 비자를 호주에서 적극적으로 발행한다는 점이고 이들 멕시코 불법 체류자들은 일할 권리는 없지만 일을 하면 세금을 내야 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미국의 노동자들이 하기 싫어하는 고된 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데 이들의 처지를 이용하여 이들의 골수를 빼먹는 이들이 미국에도 당연히 존재한다. 심지어 지역의 유지라는 사람이 무수히 많은 불법체류자 신분의 노동자들에게 일을 시키고 나서 많게는 몇십만원 에서 몇백만원의 임금을 체불하고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문제가 된 일이 있었다. 그러나 불법체류자 라는 신분 때문에 제대로 소송을 할 수도 없기에 불법체류자들이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이를 악용하는 업체들이 다수라고 보긴 어렵지만 이들의 불리한 처지를 이용하는 업체들이 미국에 많다는 점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만성적인 임금 체불과 차별. 

남미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불법으로 미국에서 체류하는 건 맞지만 그들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미국의 얌체같은 사업자들은 이들의 불리한 위치를 악용하고 있다. 아무리 이들의 존재를 ICE 에 고발하면 그들이 잡아간다고 하지만 그런 식으로 남의 노동을 이용하고 무차별적으로 악용하는 건 옳지 않은 일이다. ICE가 나쁜 일을 하는 건 아니지만 분명 이런 악당같은 미국 사람들을 보호해주는 측면이 있다는 건 부인하기 힘들다. 

ICE 의 활동을 보면서 좀 의아스러운 부분이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저렇게 무작위로 사람을 잡아 들이고 왜 본국으로 바로 송환하지 않느냐 하는 부분이고 왜 불법체류자들 앞에서 자신들이 마치 법을 집행하는 경찰인 것처럼 행세를 하느냐 하는 점이다. 경찰이 아니기에 집안으로 허락받지 않고 들어갈 수 없고 집주인에게 허락을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는데 마치 자기들이 경찰인 것처럼 이야기하다 보니 대부분의 불법체류자들은 겁에 질려 문을 열어주게 되고 결국에는 잡혀가서 수용시설로 가게 된다. 이는 누가봐도 방법 자체가 너무 치사해서 어린 아이도 하지 않을 짓처럼 보인다. 

모든 미국의 불법체류자들이 범죄자들인가? 

ICE 임원들은 자신들은 선량한 불법체류자들을 잡아들이는 게 아니라 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만 잡아 들인다고 이야기 한다. 한 마디로 미국 국민들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불법 체류자들만 골라서 잡아 들인다는 주장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이와 정반대로 흘러간다. 보통의 불법체류자들은 집세를 아끼기 위하여 큰 집에 여러 명이 거의 다 모여 살아서 범죄 경력이 있는 사람 한 명을 잡으려다가 10명이상을 잡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보통 큰 차로 한 번에 작업장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말로는 한 명을 잡는다고 하지만 그러한 과정에서 최소 5 명에서 10명 정도를 한 번에 잡아 들이는 성과(?)를 내기도 한다. 

ICE 에서는 불법체류자를 잡는 할당량이 있는 거 아닌가.

자세히는 나오지 않지만 분명 내부지침으로 하루에 잡아야 하는 할당량 같은 게 있는게 아닌지 심각하게 의심된다. 

ICE 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관련자들도 다큐멘터리가 찍는 걸 뻔히 알면서 오늘 100명 넘게 잡았다고 환호를 지르는 부분이 상당히 자주 나왔기 때문이다. 마치 사냥을 하듯이 사람을 잡아 들이고 수용시설에 넣는 ICE 대원들을 보면서 원래도 많지 않았던 인류애가 짜게 식을 수 밖에 없었다. 불법체류자 문제가 미국 내에서 심각하다고는 하지만 저런 식으로 사람을 잡아들이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 한다. 저건 누가 봐도 분명 사냥의 성격에 가깝기 때문이다. 

수용 시설을 통해 돈을 버는 미국 기업이 있다. 

ICE 에게 잡힌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의 경우 수용 시설로 옮겨지게 되는데 여기에서 몇달 혹은 몇년씩 이민법의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이 부분이 정말 미국스러운데 이러한 수용시설은 대부분 국가 시설이 아니라 민간 시설이고 이러한 민간 시설은 국가의 일을 부담하기 때문에 정부 지원을 받는다. 게다가 이런 수용 시설에서는 어쩔 수 없이 가족이나 변호사들과 통화할 수 밖에 없는데 개인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기에 시설에 비싼 돈을 지불하고 전화를 해야 하며 필연적으로 국제전화를 할 수 밖에 없어서 이런 부대 비용으로 돈을 버는 게 바로 수용시설을 관리하는 민간 기업이다.

게다가 이들은 전화비 명목만이 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물품도 팔고 있는데 감옥이 아니다 보니 이런 기본 장비들을 무료로 제공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런 수용시설은 ICE 대원들의 활발한 활동 덕분에 미국의 거의 모든 시설에서 포화 상태인지라 이런 민간 기업들의 주식이 상한가를 치는 게 이상할 게 없는 수준이다. 실제로 미국의 유투버들은 이와 관련된 민간 기업들의 주식을 사라고 강의를 하고 있는 수준이다.

미국 이민국 판사들은 독립적인 사법부가 아니다.

신기한 건 미국의 이민국 판사들은 독립적인 사법부의 판결을 내릴 수 없는 게 현 미국의 현재 법체계이다. 이들은 행정부 소속으로 단독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없는데 불법체류자들은 그로 인해 거의 대부분이 추방이라는 판결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비율로 따지면 98% 정도가 무조건적으로 추방 이라는 결과를 받는다고 한다. 아무리 범죄 경력이 없고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며 미국에서 일을 했다고 하더라도 바로 추방이다. 

이들의 사정을 봐주고 딱히 여긴 판사가 이들을 미국 내에서 지내도록 허용한다면 그 이민 판사는 얼마 안가 해고되는 실정이라 그 누구도 이들을 추방하지 않는 다른 대안을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ICE 대원들의 말처럼 이들의 애초에 미국에 들어온 거 자체가 잘못이긴 하다.

이들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미국으로 들어왔고 불법적인 신분으로 미국 내에서 일을 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입자엥서는 불법적인 범죄 활동을 저지르진 않았고,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며 미국의 시민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해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출근하던 길에 잡혀서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니 억울해서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들을 잡아서 본국으로 송환한다고 해도 그보다 더 많은 숫자의 남미 국가 사람들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미국으로 넘어오고 있는데 그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ICE 같은 누가 봐도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없는 정부 기관을 만들어 세금을 낭비하는 건 정치를 모르는 내가 봐도 너무 한심해 보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불법체류자들의 가족 분리 정책은 악마의 정책이다. 

그리고 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건 지금은 폐지되었으나 한 때 시행된 가족 분리 정책이다. 

망명하는 사람들이나 국경에서 잡힌 사람들을 잡아들일 때 미성년자 자녀와 부모를 분리하는 정책을 사용하여 미국 만이 아니라 유럽에서도 굉장한 비난을 받아서 결국은 폐지한 정책이다.  이 정책은 정말이지 악마같은 정책이 아닐 수 없다. 이로 인해 미국 행정부의 생각은 이런 소문이 남미 국가에 돌면 사람들이 미국으로 아예 오지 않겠지 라는 게 생각이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도 못하고 폐지되어 버려서 많은 비난만 받고 효과는 하나도 못 본 한심한 정책이다. 이런 정책이 당국자들의 머리에서 나왔다는 거 자체가 사실 믿기 어렵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돈을 버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

예전에는 소수의 사람들이 가이드에 의지하지 않고 미국 국경을 넘어오는 경우도 있었으나 트럼프의 장벽이 생기고 나서는 국경을 넘는 게 예전만큼 쉽지는 않다고 한다. 물론 예전에도 쉬운 일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예전에는 개인이 넘는 경우도 많았으나 이제는 마약 카르텔을 통하지 않고는 국경을 넘는 게 거의 불가능해진 현실이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 들어와서 국경을 불법적으로 넘는 게 힘들어지다 보니 국경을 넘는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워낙에 어려운 미션이 되다 보니 단가가 올라가는 거다. 그리고 국경을 넘을 수 있는 곳도 환경이 점점 안좋아지는 바람에 사막이거나 황량한 산맥일 경우가 많은데 아무 준비없이 넘어갔다가는 목숨을 잃기 딱 좋은 환경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국경을 넘다가 미국의 공기를 마시기도 전에 죽는 사람들이 정말 많고 이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이를 수습하는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들어와서 이런 시신을 수습하는 일이 전보다 몇배나 더 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이 시신을 수습할 때에는 거의 형체를 알아보기도 힘든 현실이라 가족을 찾아주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여기에서도 거의 뼈만 남은 시체를 여실히 보여주는데 나는 그래서 이게 시체가 한 몇달은 된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민 단체에서 실험한 영상을 보았는데 인간이 백골만 남게 되기까지가 이렇게 야생 환경에서는 36 시간도 걸리지 않는다는 걸 알고 나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이 실험에서는 돼지를 이용하는데 죽은 돼지를 비슷한 환경에서 놓아 두니 온갖 야생 동물이 와서 먹을 수 있는 건 다 먹고 결국에는 뼈만 남게 되는데 이게 이틀이 채 걸리지 않는다. 그러니 사람이 국경을 넘다가 다치거나 해서 고립되면 야생 동물에 의해 뼈만 남게 되는데에 걸리는 시간이 이틀도 걸리지 않는다는 거고 이러한 시체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현실은 암울하기 그지 없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렇게 목숨을 걸고 미국으로 넘어 오나.

멕시코 만이 아니라 멕시코 밑에 있는 경제적으로 궁핍한 거의 모든 나라들이 거의 미국을 목표로 북으로 북으로 올라온다. 물론 돈을 벌기 위해 오는 사람들도 있으나 많은 사람들이 자국 내에서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오고 있었다. 멕시코는 이미 마약 카르텔이 나라를 장악한 지 오래인지라 카르텔에 한 번 찍힌 사람은 그 사람은 물론이고 가족이나 친척의 목숨도 위험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미국으로 올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대부분의 남미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전기는 물론 상하수도 관도 제대로 갖추어진 곳이 없기에 미국에 가장이 일하러 나가 돈을 보내야지만 자식들도 학교를 보내고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있다. 그러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 각오를 하면서까지 미국으로 들어오려고 애를 쓰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도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서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통제가 더 강화되고 있고 ICE 역시 날개 달린 듯이 활동하고 있으나 무작위하게 들어오는 이들의 유입을 통제하지 않는 것 역시 말이 안 되기 때문에 나는 무작정 트럼프나 ICE 를 비난하기는 어렵다고 생각 한다. 

하지만 ICE 의 활동 역시 지나치게 왜곡되어 있고 그들의 태도 역시 비인간적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롭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멕시코 나 남미 이민자들의 노동력이 필요하다면 외국인 등록증을 만들어 몇년간만 일할 수 있게 비자를 내주고 그들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호주의 워킹 홀리데이 제도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문제가 없기에 내가 이 문제를 100% 이해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미국의 이민 문제가 궁금하다면 한 번 정도는 꼭 찾아봐도 좋을 아주 잘 만든 다큐멘터리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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