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외계인의 존재 자체를 믿지 않는 사람은 이제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애초에 이 넓은 우주에 생명체가 인간만 있다는 건 상식적으로 봐도 너무 낭비지 않은가. 그러나 맨해튼 외계인 납치 사건은 이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그보다는 외계인에게 납치되었다고 주장하는 린다와 린다가 상당히 복잡하게 설계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믿는 캐럴의 이야기라고 보면 된다. 두 사람의 주장을 꽤나 신빙성있게 다루고 있는데 다 보고 나면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 지 잘 감이 안 오긴 한다.
반복적으로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만을 제외하면 꽤나 흥미롭게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시리즈인데 생각보다 깊이감은 없어서 시리즈 물로 만들 게 아니라 80분 정도의 영화 형식으로 만들었어도 나쁘지 않았을 거 같기는 하다. 핵심적인 알맹이가 별로 없는 내용이기에 더 그러하다.
린다나 캐럴이나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데 일단 린다의 주장은 이러하다. 본인이 뉴욕 맨해튼의 침실에서 외계인에게 잠시 잠깐 납치가 되었었고 자신의 코안에다가 이물질을 넣어 놔서 자신을 영원히 추적하게끔 만들었다. 게다가 자신 만이 아니라 자신의 친 아들인 조니까지 외계인에게 노출되었다고 주장하는데 실제로 린다가 아파트 공중에 떠 있는 걸 본 사람이 23명이나 되기에 단순히 허언증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캐럴은 UFO를 연구하는 남편인 버드와 친했던 린다가 어느 정도는 버드의 묵인 아래 이 모든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며 주목 받기를 좋아했던 린다가 심각한 거짓말을 여전히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캐럴은 린다의 주장에 직접적인 증거가 없으며 23명의 목격담 역시 중구난방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린다를 추적하고 감시했다고 하는 정보 요원 댄과 리처드 역시 린다가 직접 배우들을 고용해서 만든 가상의 인물이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린다의 경험을 바탕으로 버드는 책까지 출간하고 인기를 모은 책은 영화 판권까지 팔리게 되는데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상태로 버드는 삶을 마감한다. 인기를 모은 버드의 책이 영화화 되지 못한 건 바로 캐럴 덕분이다.
캐럴은 버드의 생전 린다가 거짓말을 하고 있고 버드 역시 이를 방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리며 버드를 몰락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의심이 많고 납득이 안 되면 믿지 못 하는 캐럴의 성격상 버드와 린다의 이야기를 본인이 직접 분석해 가면서 입증하였고 본인 기준으로는 믿기 어려운 말들만 나열되어 있어서 무작정 믿기도 어려웠을 거다.
보고 난 이후의 느낌을 말하자면 나도 캐럴의 입장에 더 무게를 실어주고 싶다.
일단 린다가 외계인에게 납치되는 순간을 목격한 사람들 중에서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람들이 없다는 점도 그러하고 이를 사진으로 남긴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게 신기하긴 하다. 뉴욕 맨해튼은 미국에서도 가장 사람들이 붐비는 대도시가 아니던가. 카메라는 당시에 없었다고는 해도 사진으로는 남아 있을 만한 일인데 그런 게 없다는 게 조금 의심스럽다.
그리고 버드가 책을 쓰는 과정 중에서 린다를 괴롭히고 있다는 댄과 리처드를 만나려고 부득이하게 노력을 하였으나 전화 통화를 한 걸 제외하면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부분도 이상하다. 린다의 행방을 추적하려고 했다면 버드와 만나서 자세한 사정을 들을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게다가 린다가 최면에 걸린 태도 역시 보통의 최면과는 많이 다르고 사실 최면은 원래 과학적인 방법도 아니기에 심리학에서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죽은 방법론이다.
오히려 이 모든 게 린다가 거짓말을 오래도록 하고 있었다는 게 더 믿음직한데 그런 부분에서 린다는 캐럴의 인격을 모독하면서 공격할 게 아니라 본인의 주장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증거를 내놓아야 할 거라고 본다. 남들이 믿기 힘든 이야기를 하고 다니면서 남들이 비웃는다고 좌절할 게 아니라 그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운 증거를 제출할 생각을 해야 하지 않나.
총평
조금 더 짧았으면 더 좋았겠다.
평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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