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 없는 서민들의 나는 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러브 빌리지가 시즌 1에 이어 시즌 2로 돌아 왔다.우리 나라에서는 크게 화제가 되고 있지는 못 하였으나 일본 내에서는 인기가 많았는지 시즌 2로 돌아 왔다. 아무래도 한국의 연애 프로그램은 아직까지 어느 정도 직업이나 외모적인 면에서 TV에 나올 만한 사람을 고르는 관계로 러브 빌리지 정도의 필터 없는 예능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리긴 할 듯한데 우리 나라도 일본을 시간 간격을 두고 따라간다는 걸 생각해 보면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예능이 나올 거 같다는 나의 예상은 틀리지 않을 듯하다.
사람들이 낄낄 거리면서 보느라 간과하는 사실이 있는데 그나마 날것이라고 평가받는 우리 나라 대표 예능 중 하나인 나는 솔로 역시 어느 정도는 필터링을 해서 출연진들을 섭외 한다. 나는 솔로 출연진이 자기 소개를 하는 장면을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출연진들의 직업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대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공무원이나 전문직들이 수두룩하다. 간혹 가다가 직업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싶으면 나이가 아주 어리거나 예쁘신 분들이 많다.
어느 정도는 스펙이 있어야 결혼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걸 우리는 나는 솔로를 통해서 알 수 있다. 그나마 우리 나라에서 방영 중인 가장 적나라한 예능이라고 평가받는 나는 솔로가 이렇다 보니 다른 연애 예능들은 유독 직업이나 외모 그도 아니면 피지컬이 집착한다. 그래서인지 나는 한국 예능에서 리얼리즘은 제대로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그들 만의 리그.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며 실제로 그러하다. 우리나라에서 대기업이나 전문직에 종사할 확률은 아무리 관대하게 잡아도 상위 10%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사람들만 나오는 게 나는 솔로여서 넷플릭스 러브 빌리지를 일본 버전 나는 솔로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러브 빌리지가 특이한 사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금은 종영하였으나 한 때 인기가 많았던 테라스 하우스 역시 그러하다.
우리 나라 20대 연애 예능의 레퍼런스라고 불리는 테라스 하우스 역시 출연진들의 외모나 직업을 보면 우리 나라 연애 예능에서는 나오기 힘든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한국 연애 예능에서 편의점 알바생이 캐스팅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조차 그럴 듯한 직업으로 바꾸어 나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연애남매 라는 예능에서 파일럿일을 하고 있지도 않은 남성 출연자가 파일럿이라는 직업으로 소개되어 나중에 논란이 된 적이 있을 정도다. 말 그대로 백수 상태인 남성을 전문직으로 바꿔 소개할 만큼 한국에서는 그 사람 자체보다는 직업을 통해서 그 사람을 파악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내 주변에서도 파일럿 자격증만 가지고 있고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파일럿 자격증은 회사에 고용되거나 자신이 비행기를 몰지 않으면 아무 의미도 없는 자격증에 불과하다.
그만큼 한국 사회가 얼마나 스펙에 환장한 사회인지를 보여준다.
일본은 길고 긴 침체기를 통해서 어느 정도 사람들이 현실에 대해서 파악하게 되었는데 그래서인지 최근 일본 드라마를 봐도 그렇지만 말도 안 되는 판타지스러운 설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 나라도 과거만 해도 재벌 남자와 결혼하는 미혼모가 일일 드라마의 주된 소재였으나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러브 빌리지는 나이 제한도 없고 해서 30대 중반부터 환갑이 넘은 사람까지 다양하게 나온다. 이들의 직업 역시 귀천이 없다. 딱 봐도 돈을 벌기 힘들어 보이는 음악 강사부터 미용사까지 현실에 있을 법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나온다. 저 중에서 수익이 많아 보이는 출연진은 단 한 명도 없다.
특히 이번 시즌 2 초반에 40대 연극 배우 여성에게 반한 50대 음악 강사가 나오는데 이 남자 분은 자신이 번 돈을 알뜰하게 모았다고 나오지만 그렇게 해서 모은 돈이 우리 나라 돈으로 2억이 채 안 된다. 자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50대 남자가 현금 2억이 안 되는 돈을 모았다는 걸 자랑으로 여길 만큼 일본 사회는 침체 속에서 모든 사람들이 적응을 해 버렸다.
하지만 연극 배우 활동을 하는 40대 여성은 일본에서도 내로라하는 부촌이 입성하고 싶어 한다. 연극 배우를 하는 직업 특성상 화려한 모습 만을 보면서 살아 왔기에 그 욕망을 이해하지 못 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보기에 정말 자신이 그 안으로 입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기 보다는 누가 봐도 나이 들어 보이고 소득이 많지 않아 보이는 50대 남성을 쫓기 위한 구차한 변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40대의 나이에 부자 남자와 결혼을 하기에는 늦었다는 걸 본인이 가장 먼저 알고 있을 테다. 게다가 50대 남자는 누가 봐도 나이가 지나치게 들어 보인다. 자신보다 12살이나 어린 여성에게 반할 정도로 철이 없다고나 할까. 사랑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수 있으나 자연스럽게 관계가 이어진 것도 아니고 결혼을 전제로 나오는 프로그램에서 나이 차이는 생각보다 더 크게 다가온다.
생각해 보면 지난 시즌 1 에서는 자신의 거대한 성기를 자랑하는 남성도 있었고 그 성기의 모습을 여성 출연진에게 공개한 적도 있었다는 걸 생각해 보면 확실히 국내와 비교해 보면 일본의 수위는 저세상 급이긴 하다.
아마 그래서 러브 빌리지는 보는 이에 따라서 취향이 확 갈릴 테다.
그래도 방송인데 어느 정도 필터링을 좀 하고 수위 조절을 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에게는 충격 그 자체일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재미까지 반감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 연애 예능이 지나치게 격을 차리고 현실과 동 떨어진 상태라고 생각한 사람들에게는 이보다 좋은 연애 프로도 없다.
게다가 시간 전개가 굉장히 빠르다.
나는 솔로가 5박 6일 정도의 촬영 일정을 평균 10부작으로 만드는 걸 생각해 보면 더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참고로 테라스 하우스 역시 길게는 거의 1년 여 정도를 촬영한다. 그렇다고 같은 멤버로 하는 건 절대 아니다. 테라스 하우스나 러브 빌리지 역시 본인이 원하면 자유롭게 나갈 수 있다. 다시 들어오지는 못 하고 새로운 출연진이 합류한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우리 나라도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른 설정이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연애 예능을 좋아한다면 한 번 시도해 보라고 하고 싶으나 너무 날것이고 대화 수위가 어느 정도 존재하기 때문에 마음의 각오를 하고 보라고 하고 싶다.
평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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