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가 없다
역시나 재미가 없다.윤남노와 정지선 셰프를 보고 싶어서 보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길었으면 아마 중간에 하차했을 텐데 의외로 분량이 많지는 않아서 끝까지 다 보게 되긴 했다. 흑백요리사가 아니었다면 아마 보지 않았을 다큐멘터리 시리즈가 아닐 수 없다.
한 회당 20분도 안 되는 분량인데 이토록 지루하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15분이라는 시간이 영원같았다.
일단 5개의 에피소드 중에서 흑백요리사에 나온 셰프가 3명이나 나온 터라 누가 봐도 흑백요리사의 열풍에 가세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걸 안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너무 인기에 편승하려고 급하게 만들어서 기획이 괜찮았는지는 생각해 볼 만한 문제다. 촬영이나 조명은 괜찮은데 정작 심각할 정도로 지루해서 놀라울 정도였다.
다큐멘터리에서 재미를 기대한다고 너무 뭐라고 할 수도 있으나 결국 이런 방송은 사람의 집중력을 얼마나 유지해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다큐멘터리가 단순히 예술은 아니지 않나. 본격 예능이 아니고 다큐멘터리여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 넷플릭스만 봐도 얼마나 많은 다큐멘터리가 있는가. 그 중에서 재미있는 다큐멘터리도 굉장히 많고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다큐멘터리 시리즈가 있을 정도다.
다큐멘터리는 어느 정도 지루함을 깔고 가야 한다는 걸 개소리나 다름 없다.
레소피는 그저 이야기를 나열하는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 한다.
요리사들의 철학도 너무나 빈곤한 데다가 그들의 가치관을 깊이 있게 담아내지도 못한다. 20분도 안 되는 시간은 어찌 보면 말도 안 될 정도로 짧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요리사여도 20분 안에 나의 이야기를 담긴 힘들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윤남노나 정지선 셰프는 평소에 노출이 많았던 터라 이해가 가는데 나머지 셰프들의 생각은 사실 알기가 어려웠고 호주에서 왔다는 조셉은 요리를 하는 건지 장식을 하는 건지 이해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기본적으로 나는 음식은 맛이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하고 먹음직스러워야 한다고 보는 사람이기에 셰프 조셉의 음식이 무슨 가치가 있는 건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애초에 먹기보다는 장식을 위해서라면 왜 음식이어야 하는지 설명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윤남노 셰프는 본인이 당한 과거의 상처와 외모로 인한 편견을 극복하면서 못 생긴 식재료를 탈바꿈 시키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계시는 듯한데 크게 특별하다는 인상을 받지는 못 했다. 정지선 셰프는 여자 요리사로 중식계에서 살아남은 전설적인 레전드인데 오히려 가장 인상적이긴 했다.
말 그대로 중식에서는 여자가 살아남기가 정말이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들었고 여자라는 이유로 이력서조차 보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한다. 중식 요리사들 중에서 유독 남자 요리사들이 많은 이유는 남자가 잘나서라기 보다는 여자를 아예 뽑지 않는 현실이 더 큰 이유다.
그 안에서 혼자서 고군분투하는 정지선 셰프가 너무나 멋있어 보였다.
이유없이 차별을 당하고 중국에서 많은 요리들을 배우고 돌아 왔지만 써주는 곳이 없어서 초반부터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하던데 우리 나라에서는 성공한 여성들은 정말 보이는 것 이상으로 대단한 분들이 많은 터라 더 각광을 받고 주목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뭐 시간이 남으면 볼만하지만 굳이 시간을 내서 일부러 보라고는 하기 힘든 다큐멘터리 레소피.
재미는 없으니 큰 기대하지 말고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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