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셋방살이 우당탕탕 이제훈

 지옥에서 온 계란 요리 

핀란드 셋방살이를 보면서 가장 의외인 건 바로 배우 이제훈이다.

한 번도 혼자 살아본 적이 없다고 하는 걸 보면 자취 경력이 전혀 없다는 건데 유학이나 다른 해외 경험도 없을 듯해서 이해가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실 군대는 다녀왔겠으나 군대 역시 기본적으로 의식주는 다 해주기 때문에 요리를 할 일이 거의 없긴 하다.

나도 홍콩에 살면서 한국인 남자 룸메이트와 아파트를 같이 사용하게 되었는데 그 분도 20대 후반의 나이임에도 집에서만 살아서 요리를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고 하셨다. 그래서 초반에는 내가 같이 해서 나눠 먹었는데 내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았는지 혼자 유튜브 영상도 보고 네이버도 찾아보더니 반년 만에 거의 요리사에 가까운 실력이 되어 놀란 기억이 있다.

이런 사람들 특징이 요리를 할 필요성이 전혀 없었다는 점을 들 수 있는데 특히 이제훈처럼 본인이 회사 대표인 데다가 배우 활동까지 하는 바쁜 사람들은 음식을 차라리 시켜 먹는 게 더 경제적이긴 하다. 저 정도면 아마 부모님과 생활하는 집은 자고 씻고 나오는 기능 외에 하는 게 거의 없을 거라고 본다. 휴가 조차 제대로 갈 시간이 없었다고 하는 걸 보면 말이다.

이제훈 배우의 필모를 생각해 보면 언제 쉬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의 일정이긴 한데 영화와 드라마는 물론 예능까지 하고 특히 작품 앞뒤로 홍보 활동을 하는 것도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가는 대목이긴 하다. 우리 나라는 영화 개봉하면 무대 인사라는 걸 도는데 이것도 시간을 상당히 잡아 먹는 일정이기에 개인적인 시간이 정말 안 날 거 같기도 하다.

과거 배우 수지가 가수 활동과 배우 활동을 같이 할 시절에 감독이 수지 소속사에게 요청한 부분이 하루에 4시간은 무조건 자게 하라는 건데 그 당시 수지는 하루에 2-3시간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게 일상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정도로 바쁜 사람들은 일반인 기준으로 일상을 생각하면 안 된다.

거의 분 단위로 쪼개서 생활하는 건데 이제훈도 배우로 일찍 데뷔해서 금방 스타가 된 경우라 일정이 생각 이상으로 많았을 거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작품 활동은 물론이고 본인이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경우 홍보 일정도 상상 이상으로 많아서 요리를 과연 할 시간이 있었을까 싶긴 하다.

그렇게 갑자기 핀란드 셋방살이로 오게 되었고 난생 처음으로 계란 요리라는 걸 해보기 시작하는데 요리하는 거 보고 저 사람은 라면 하나 끌여본 적이 없겠구나라는 걸 실감하게 되었다. 아무리 그래도 달궈지지 않은 팬에 버터와 계란을 한 번에 넣는 건 생각을 못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면 저럴 수도 있겠다 싶기는 하다. 

스크램블 요리가 요리 좀 해 본 사람에게는 너무 간단해서 잘 안 해 먹을 정도로 심심한 요리이긴 한데 저 요리 하나 가지고 끙끙 거리면서 만들어야 한다는 게 조금 웃기긴 했다. 아마 인터넷이 되는 환경이었다면 유튜브나 네이버 블로그를 보고 레시피를 알아서 제대로 했겠지만 저 환경 여건 상 그것도 불가능해서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다. 

그래도 이런 사람들 특징이 본인이 원해서 제대로 배우면 또 금방 한다. 

그야말로 연기 밖에 모르는 배우님인데 그런 날것의 모습도 사랑스럽게 나와서 흥미롭긴 했다. 이제훈 배우에 대한 인간적인 매력이 더 배가되는 느낌이다. 사실 안 해 보면 못 할 수 밖에 없는 게 요리이긴 하다. 요리도 어느 정도 숙련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마 다음 번에 요리사 역할을 맡으면 또 전문가 수준으로 할 사람이기에 크게 걱정은 안 되는데 설마 하니 요리를 전혀 못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 해서 신기하긴 했다. 아마 어려서부터 연예인 생활을 하며 주변 사람들이 모든 걸 해 준 사람들은 은행에 가서 통장 하나 제대로 못 만든다고 누군가 이야기를 한 걸 토크쇼에서 들은 적이 있는데 그게 아마 사실일 거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시간을 극한으로 효율적으로 써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숙명과도 같은 게 아닐까. 

누군가는 이러한 이제훈을 보고 깬다고 이야기도 하던데 애초에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고 모든 게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데 왜 욕을 먹는지 내 입장에서는 전혀 이해가 안 가기도 한다. 오히려 인간적인 모습에 호감도가 올라가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그래도 지옥에서 온 스크램블 요리는 맛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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