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다
시골에서의 삶이라고 하면 다들 삼시세끼 시리즈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텐데 사실 삼시세끼 시리즈는 굉장히 정제된 프로그램이어서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특히나 시골에서 얼마간이라도 살아본 사람은 삼시세끼가 얼마나 인공적인지 바로 알 수 있다.아니 멀리 갈 것도 없이 공영 방송에서 하는 6시 내고향도 시골의 진짜 모습을 담고 있지 않다. 특히 시골의 정이라는 분위기로 시골의 모습을 전하는 교양이나 방송 프로그램도 그다지 진실을 담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외로 핀란드 셋방살이는 진짜 시골의 삶을 담아내고 있다.
그게 한국이 아니라 핀란드라는 게 특이하다.
사실 이제 한국은 시골도 어느 정도 도시화가 되어서 생활 수준은 도시와 거의 다르지 않다. 여전히 나무로 난방을 하는 시골집이 없다고 보긴 어렵지만 시골의 집들도 거의 다 보일러 시설이 들어와 있고 각 가정마다 에어컨이 보급되어 있으며 음식도 가스 레인지에서 해 먹는다.
한 마디로 위치가 시골이라는 걸 제외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시골의 삶은 없다고 보는 게 맞다. 내가 어린 시절만 해도 푸세식 화장실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시골에서도 푸세식 화장실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핀란드 셋방살이를 보면 어린 시절 경험했던 시골 살이의 기억이 떠오른다. 나도 뭐 저 정도로까지 어렵게 살지는 않았으나 핀란드 사람들은 일부러 저렇게 시골에서 자연인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걸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과연 저게 즐겁긴 할까.
연예인들이야 10일 정도만 가서 지내는 거라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미 현대 문명의 이기를 맛본 사람이라면 절대로 경험해 보고 싶지 않을 거다. 특히 화장실과 샤워 시설 때문에라도 핀란드의 시골 문화는 죽기 직전까지 체험해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겨우 며칠을 시골에서 보내고 물과 샤워 시설에 대해서 간절함을 티내는 출연진들이 진심으로 이해가 간다. 저게 겉으로는 좋아 보여도 실제로 해 보면 불편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도시에 사시는 분들이 멋 모르고 은퇴하면 시골에 내려가서 살고 싶어 하시는데 실제로 시골에 내려 가신 분들 중 제대로 적응하시고 정착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시골의 집이라는 건 항상 고칠 게 생기고 넓은 마당은 봄 여름 그리고 가을까지 잡초와 씨름을 해야 한다. 게다가 벌레는 많고 난방과 냉방도 쉽지 않다.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시골 생활이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지 알고 나면 까무러칠 거라고 확신한다.
잠깐 내려와서 불편하게 하루 이틀 여행 겸 힐링하는 건 모르지만 시골에서 살고 싶다면 제대로 집을 지어 놓고 아파트에 버금가는 시설과 시스템이 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게라면 모르지만 정말 시골에서 살듯이 해 놓으면 오래 버티지 못 한다.
그나마 우리 나라의 시골은 택배 문화가 발달이 되어 있어서 물건 배달은 잘 오지만 섬같은 곳에라도 들어가면 문명의 이기는 잠시 포기해야 할 정도다. 특히 날씨 좋고 바람 좋은 섬으로 가서 살아 보고 싶은 욕망을 우리 부모님도 잠시 표현하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결국 안 가시길 잘 한 거라는 생각도 든다.
섬은 날씨에 민감하고 고립되기가 쉬워서 사람이 미치기 참 좋은 환경이라고 한다. 직접 10년 정도 사시는 분에게 들은 말이기에 아예 헛소리는 아니라고 생각 한다. 결국 인간은 도시에서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게 가장 편리하긴 하다.
편리함을 인간이 과연 포기할 수 있을까.
핀란드 셋방살이를 보면 인간은 한 번 편안함을 맛 보면 절대 포기하고 어렵다는 걸 몸소 알 수 있다. 출연진 만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저런 식으로 하루 이틀만 생활해 봐도 바로 감이 올 거다. 이건 아니라는 걸 말이다.
그래도 남의 집 불구경은 재미있는 법이다.
이번에 새롭게 옮긴 셋방은 환경이 더 척박해 보이던데 과연 어떻게 버티실지 궁금하다.
그나저나 저 추운 나라에서 밖의 텐트에서 잠을 청하는 거 실화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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