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바디의 예능 잡담
넷플릭스 예능 추천 솔로지옥4
관찰 예능과 대본
대본이 없는 예능은 없다.
아무리 관찰 예능이라고 할 지라도.
이유는 당연하다.
일반인이 나오는 관찰 예능같은 경우 방송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적당한 가이드 라인은 제공하는 편이다. 그렇지 않으면 편집으로 다 들어내야 하는 장면도 생각보다 많이 나온다.
아무리 사실적으로 보이는 예능이라고 해도 매끄러운 진행을 위해 대본은 필수다.
하지만 아무래도 예능이다 보니 드라마 대본처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대사를 달달 외워야 하는 건 절대 아니다.
솔로지옥4 역시 자기 소개 부문에서 작가와 함께 다듬은 티가 나긴 하는데 저건 분명 어쩔 수 없는 부분인 듯하고, 재미를 위해서 어느 정도 과장이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작가 혼자서 이렇게 무조건 말하세요라는 논조보다는 출연진과 함께 상의해서 자기 소개 대본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내가 제작진이 아니기에 확인할 길은 없지만...
작가들이 어느 정도 구슬려서 캐릭터를 만들기에 작가의 의견이 어느 정도 반영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아예 작가가 써준 대본으로 달달 외워서 자기 소개를 하는 건 아니라고 믿고 싶다.
그러다 보니
어색한 순간들이 종종 있다.
특히 패널들 역시 출연진들의 과도한 자신감과 당찬 발언으로 인해 놀라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솔로지옥 패널은 다른 연애 프로에 비해서 출연진들을 잘 패는 터라 유튜브에 올라오는 리액션 영상을 굳이 챙겨보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패널들이 예의를 차리고 점잖은 척 하는 경우가 유튜브 리액션 영상의 찰진 반응을 기대하게 되는데 최근에는 연애남매가 그러했고 환승연애 역시 패널들이 다 순한 맛이어서 유튜브의 마라맛 리액션 영상이 오히려 본 영상보다 더 인기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솔로지옥은 규현이나 홍진경이 출연진들을 가루가 될 때까지 패는 편이어서 리액션을 이보다 더 잘 하는 유튜버를 찾기는 힘들다. 이미 홍진경이나 규현이나 예능에서 천재적인 사람들이기에 아무리 난다긴다하는 유튜버들이 이보다 더 반응을 잘 하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나도 솔로지옥4를 보고 나서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유튜브에 올라온 나름 인지도가 있는 유튜버들의 리액션 영상을 몇 개 찾아 보았다.
환승연애 리액션으로 유명한 찰스 님의 영상도 보았고 다른 몇몇 유명 유튜버들의 영상도 보았는데 그나마 재미있었던 찰스 님은 애초에 이 시리즈 자체를 별로 안 좋아하시기에 더 이상 리액션 영상을 올릴 거 같지도 않고 어차피 다음 주부터 환승연애 새로운 스핀오프 시리즈가 하기 때문에 할 시간도 없어 보인다.
그리고 기대를 했던 다른 유튜버들의 반응도 생각보다 재미가 없었다.
그리고 찰스 님이 언급한 대로 대본 느낌이 너무 강하게 나기도 한데 특히 자기 소개나 인터뷰 영상에서 조금 과하다 싶은 느낌이 있기는 하다.
내가 보기에는 작가나 제작진이 대본을 써준다기 보다는 방향성을 정해주고 방송 들어가기 전에 캐릭터를 조금 정해준 거 같기는 하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외모 강박이 강한 대한민국 사회에서 저 정도로 외모와 기럭지가 되는 사람들의 자존감이 저 수준으로까지 높지 않으면 이런 프로에 당차게 나오기도 힘들어 보인다. 애초부터 자존감 수준이 장난 아니라는 건데 그런 의미에서 생각해 보자면 예능 작가들이 무리해서 대본을 써주었을 거 같지는 않다.
실제로 내 주변을 봐도 내면이 단단한 사람보다는 외적인 면이 상대적으로 우월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자존심이 정말 높았던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들이 어떻다 라기 보다는 외모가 월등하게 우월한 사람들은 본인에 대한 기준이 상당히 높고 그런 배경을 놓고 생각해 본다면 이들의 스스로에 대한 높은 평가는 응당 이해가 된다.
내 말의 요지는 그만큼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 드물다는 사실이며 내면이 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조차 외적인 요소에 많이 휘둘리는 게 현실이다.
아마도 예능에서는 대본이 가이드 라인 정도로 생각하면 될 거라고 본다.
하지만 가끔 연애 예능에서 과도한 대본으로 논란이나 구설수에 오른 적도 있다.
특히 하트 시그널은 마치 드라마 촬영 현장같은 느낌의 사진이 노출되며 많은 사람들의 비판을 받았는데 생각해 보면 전문적으로 훈련되지 않은 일반인들이 아름답게 꾸며진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 누구보다 자연스럽게 감성적인 말을 내뱉는 건 그 자연스러움 만큼이나 조금만 달리 생각해도 굉장히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보통 일반인들이 저렇게 청산유수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배경과 빛 그리고 메이크업까지 완벽하다면 그 순간 예능을 초월하게 된다.
이런 걸 아무 준비 없이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고도로 훈련된 분들이다.
생각해 보자.
아무리 연애 예능이라지만 출연진들이 말을 절거나 더듬는 걸 본 기억이 있나.
나도 연애 프로를 많이 보았지만 단 한 번도 출연진들이 말을 절거나 버벅 거리는 걸 본 기억이 없다. 이들은 물 흐르듯이 말을 이어가며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현실에서라면 분명 이상하다고 눈치를 챌 테지만 편집이 워낙 교묘해서 이게 자연스럽지 않다는 걸 시청자들은 잘 인식하지 못 한다.
특히 연애 프로에 따라서 과도하게 연출이 된 예능들도 분명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하트시그널은 그런 지점이 조금 심하다고 생각하는 예능 중 하나다.
하지만 어디까지 개입하고 어디까지 개입하지 말아야 하는지는 참 모호하다.
나는 솔로같은 경우 연애 프로 중에서 개입이 가장 많지 않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아마 시즌제가 아니라 기수를 이어가며 매주 방송할 수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애초에 세팅이 많이 들어가면 저렇게 끊임없이 방송을 만들어 내는 게 정말 힘들다. 게다가 나는 솔로는 현재 이전에 작업하던 작가들이 다 나가서 인력도 없는 상황에서 세세하게 세팅을 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환승연애 역시 제작진들의 인터뷰를 보면 촬영을 하고 편집을 하는 3개월 간은 집에도 잘 들어가지 못하고 방송이 마무리된 이후 몇 개월을 연속해서 쉰다는 걸 보면 그렇게나 예쁜 화면을 자연스럽게 담아내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인력을 갈아 넣는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나는 아무리 일반인들이 나오는 연애 예능이라고 해도.
대본은 어쩔 수 없다고 인정한다.
솔로지옥 시리즈 역시 대본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내 기준 솔로지옥4 정도면 대본이 재미를 방해하지 않는 수준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이 정도면 훌륭하다. 출연진들의 성격도 자연스럽게 반영되어 있고 자기 소개를 제외하면 작가가 개입한 부분이 거의 없어 보이기도 한다.
이 정도는 개입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다.
그리고 이 정도 자신감 아니면 이렇게 헐벗고 나오는 프로에 나오기도 힘들다.
보통 사람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만나며 살기 마련이다. 자신의 주변에 저렇게 말 하는 사람이 없다고 저게 다 대본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굉장히 편협한 생각이다. 나만 해도 내 인맥을 보면 나와 사고 방식이나 가치관이 크게 다른 사람이 거의 없고 가끔 가다 나와 너무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불편한 감정을 느낄 때가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과는 당연히 관계를 오래 이어가지 않는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비슷비슷한 사람끼리 모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내 경험에 기반해서 모든 걸 일반화하는 경향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모든 관찰 예능은 작정하고 대본이 있지만 내가 보기에 솔로지옥4는 대본이라고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어서 이걸 대본이라고 까는 사람들을 보면 조금 안타깝기는 하다. 왜 내가 사는 세상이 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걸까.
가끔 보면 참 신기하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이 세상의 중심이 아니다.
나는 그저 나라는 세상의 중심일 뿐이다.
나와 다른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는 걸 좀 알고 세상을 조금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면 한다. 특히나 나이가 어린 사람들일수록 자기 중심적인 경향성이 심하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특히나 현실과 심각하게 괴리된 인터넷 정보를 현실인 것처럼 맹목적으로 믿는 분들이 많은 요즘 다양성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든다.
그리고 대본이 있다고 해도 개인적으로는 재미만 있으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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