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바디의 예능 잡담
철없는 아저씨들의 장난이 이토록 즐거울 일인가
시청률은 안 나오지만 솔질히 말해 재미있다.
그렇게 화제가 되는 거 같지도 않고 시즌 2가 나올 거 같지도 않은데 의외로 즐겁게 보고 있다. 오히려 방영 전이 더 화제였던 듯한데 프로그램 자체가 너무 힐링에 가깝다 보니 자극적인 설정이나 장면도 없어서 생각보다 조용하게 방영 중이다.
이런 거 보면 나도 소수 취향인가 보다.
그러나 시청률이 안 나온다고 안타깝거나 이러면 시즌 2가 안 나올 수도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불안한 마음은 없다. 충분히 재미있고 즐겁게 시청하고 있기는 한데 이걸 시즌제로 과연 이어갈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있기는 하다.
제작진들이 핀란드의 라플란드같은 곳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애초에 텐트 밖은 유럽은 유럽이라는 배경만 바꿔서 얼마든지 시리즈로 이어갈 여지가 많았지만 핀란드 셋방살이는 말 그대로 제목에 핀란드가 들어가는 만큼 핀란드가 없이는 후속 시즌이 이어지기 어렵고, 라플란드와 같은 곳이 좁은 핀란드에 많을 거 같지도 않아서 이번 하나로 만족하는 게 결론적으로는 더 나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제목을 바꾼다고 해도 저렇게까지 자연 친화적으로 사는 도시나 나라를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이는데 만약 찾을 수 있다면 다른 배우 조합으로 한 번 보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니다.
그래서인지
시즌 2를 보고 싶지 않다기 보다는 무언가 명분이 없어 보인다.
그래도 방송국은 돈이 되면 어떻게든 마른 걸레도 쥐어 짜기 때문에 시청률이 잘 나오고 화제성이 좋으면 시리즈로 만들겠지만 핀란드 셋방살이는 그런 것도 아니어서 이번 시즌을 끝으로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재미있다.
시청률이 안 나오는 게 조금 아쉬울 정도로 말이다.
TVN 입장에서도 나오는 배우들의 인지도가 워낙 높다 보니 금요일 황금 시간대에 편성을 해준 거 같은데 그에 비해 시청률은 생각보다 안 나오고 있다. 3%를 가끔 넘기는 하는데 기본 2% 초반대를 기록하는 걸 보면 실망스러운 수준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티빙 순위도 생각보다 높지는 않다.
제작비를 비교하면 한참 낮은 콩콩밥밥보다도 안 나오는 수준이니 왜 TVN이 금요일 황금 시간대에 무조건 나영석 사단의 예능을 배치하는지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그런데 사실 자극적인 재미는 전무한 편이긴 하다.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가 차은우와 이동휘를 제외하면 찾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곽동연은 웃음을 유발하기에는 실제로 너무 진지한 편이고 이제훈은 그저 착하기만 하다. 그나마 차은우와 이동휘 덕분에 웃을 만한 여지가 있고 이런 부분이 내 개그 코드와 잘 맞아서 나는 재미나게 보고 있는데 모두에게 재미있는 프로그램인지에 대해서는 재미있게 보고 있는 나도 조금 의문이다.
방송에서 핀란드를 다룬 것도 거의 처음인 듯하고 라플란드는 듣도 보도 못한 자연인의 삶을 보여주고 있기에 개인적으로는 관심이 많이 가기도 했다. 방송에 많이 나온 프랑스나 이탈리아같은 나라가 아니라 핀란드, 그것도 원시인의 삶을 사는 라플란드라니!
이번에 새롭게 방문한 집도 역시나 화장실은 수세식이 아니었다.
나는 청결에 그렇게 민감한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화장실을 보고 좀 시청하기가 힘들 정도였는데 예전에 아무런 정보 없이 방문한 일본의 한 게스트하우스가 화장실이 구린 걸 보자마자 바로 방을 뺐던 경험이 있을 정도다.
생각보다 화장실에 예민한 사람들이 정말 많을 거라고 본다.
요즘 세상에 푸세식 화장실 이라니 상상하기도 싫다.
아무리 연예인이라지만 화장실을 저렇게 이용해야 하는 거 자체가 충격 그 자체랄까. 전기까지 들어오는 새로운 셋방에서 화장실을 보고 표정이 굳어 버리는 네 명의 남자의 얼굴이 너무나 이해가 간다.
나라면 촬영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갔을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다 존경을 할 수 밖에 없다.
촬영 인력도 아마 근처에서 숙박과 숙식을 해결할 텐데 아무리 직업이라고 하지만 저런 환경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저 정도로 컨셉에 진심이라는 게 감탄이 나올 정도다.
제작진들이 거의 개입을 안 하고 진행하는 거 같은데 최근 들어 너무 세팅이 완벽한 여행 예능만 보다가 이런 날것의 예능을 보니 신기하면서도 신선하다.
그 와중에 아이처럼 해맑게 까르르 거리며 장난을 끊임없이 치는 차은우와 그리고 그에 더해 시종일관 웃음을 주려고 농담을 던지는 이동휘는 그야말로 프로그램 내내 빛을 발한다. 둘 다 예능 경험이 많은 배우들이어서 더 그런 걸수도 있는데 실제로 둘의 케미가 말도 안 되게 좋고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친해진 게 보이는 데다가 회차가 진행될수록 찐 형제 같은 느낌이어서 더 재미있다.
차은우는 팬이 아닌 이상 저렇게 깨발랄한 성격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한 터라 더 놀랍다.
이동휘의 농담이야 워낙에 핑계고나 다른 예능에서 많이 봐서 신기할 정도는 아닌데 차은우가 저렇게까지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을 가지로 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물론 차은우 팬들이야 물론 이미 알고 있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런 차은우도 최근 예능에 나와서 속 마음을 털어 놓지 못했다고 울컥해서 눈물을 보였는데 저렇게 해맑게 웃으면서도 본인의 속마음을 터놓고 표현할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게 조금 안쓰러워 보이기도 했다.
나야 뭐 제 3자의 입장에서 예능에서 재미있는 모습만을 보기 마련이고 단편적인 모습으로 연예인이라는 사람을 알 수 밖에 없다. 일반 시청자의 입장에서 그 사람의 모든 면을 알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어린 시절부터 아이돌 그룹 활동을 시작해서 대중 앞에 드러내야 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단련이 되어 있겠지만 그만큼 가면을 쓸 일이 많다 보니 본인도 속으로는 많이 힘들었을 거 같기도 하다.
그래서 최근 송혜교가 나온 예능을 보고 생각이 많아지긴 했다.
생각보다 외로운 직업이 바로 배우인데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고 인맥을 만드는 게 정신 건강에는 더 좋아 보이기도 한다. 송혜교만 봐도 친한 배우들은 물론이고 직원들도 20년 이상을 같이 꾸준히 일한 분들이던데 힘들긴 하겠지만 느리게라도 자기 편을 만들고 감정과 경험을 교류하는 시간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필요하다.
어차피 시청자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정제된 모습 만을 볼 수 밖에 없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 본인이 가장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기를 바라게 된다.
그래도 핀란드 셋방살이에서 이동휘와 장난칠 때만큼은 차은우가 정말 즐거워 보이기에 안심이 된다.
보는 입장에서도 재미있지만 차은우 이동휘 이제훈 그리고 곽동연이라는 매력적인 남자들이 서로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걸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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