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바디의 배우 잡담
영화 보고타 흥행 참패로 인한 송중기의 눈물은 악어의 눈물인가
영화와 드라마는 다르다.드라마에서 인기를 모으던 배우가 영화를 찍고 흥행을 시키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다. 한국만 그런 게 아니라 이건 해외도 별반 다르지 않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미국을 한 번 살펴 보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 피트
티모시 샬라메
아마 지금의 레전드 배우들일 텐데 이 배우의 공통점이라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나서는 드라마에 단 한 번도 출연하지 않았다는 거다. 아니 애초에 어느 정도 될 거 같은 젊은 배우들 역시 드라마에는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이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압도적인 존재감과 함께 오스카 후보에 언제든지 오를 수 있는 연기력이다. 브래드 피트는 연기력으로 극찬을 받는 배우는 아니지만 연기를 못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 배우도 아니다.
실제로 연기도 굉장히 잘 하지만 오스카 후보는 워낙에 쟁쟁한 배우들이 많아서 후보에 들지 못할 뿐이다. 실제로 오스카 연기는 인생 연기를 펼쳐야지만 후보에라도 오를 수 있기에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오스카는 연기상 부문에서는 후보에만 올라도 대단한 연기력을 보여준 배우들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때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우리 나라
백상이나 청룡 정도로 생각하면 안 된다.
미국에서 개봉한 거의 모든 영화가 평가 대상이 되기 때문에 지역적인 축제라고만 보기에도 애매하다. 봉준호 감독이 한 때 아카데미 시상식이 로컬 시상식이라고 해서 미국 내에서 대단히 화제가 되었는데 냉정히 생각해 보면 감독님의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기도 하다.
애초에
로컬 영화제였다면 영화 기생충이 후보에 오르는 일도 없었을 거다.
우리 나라 백상 영화제에서 미국 영화가 작품상을 탄 경우를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나?
심지어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우리 나라 입장에서 미국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작은 나라다. 그런 미국에서 한국의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건 오스카 시상식의 권위가 아직까지도 유지가 되는 비결이기도 하다.
미국도 영화에 주로 나오는 배우들은 드라마에는 잘 안 나온다.
그러니
이것만 봐도 영화의 주연 배우는 연기를 기가 막히게 해야 한다는 걸 증명한다.
특히 거대 자본이 들어가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연기가 애매한 배우들은 영화 주연 자리를 꿰차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는 개봉에 대한 부담이 없고 마케팅이나 홍보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가지 않기에 틱톡같은 소셜 미디어로 화제가 된 유명인도 주연을 맡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극장 개봉 영화는 그렇게 해서는 돈이 안 되기 때문에 절대로 그런 미친 짓을 하지 않는다.
결국
문제는 돈이다.
영화는 예술의 영역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관객이 극장까지 와서 돈을 내고 영화를 봐야지만 돈을 버는 구조다. 드라마같은 경우 광고비가 주요 수입원이지만 영화는 그 수입원이 다르다. 한 마디로 내가 이 영화를 보러 기꺼이 극장에 와서 만오천원 정도의 돈을 내고 봐야지만 수익이 영화 제작사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하지만
드라마는 집 안에서 편안하게 보는 일이 많고 굳이 한 편당 돈을 내지 않아도 어렵지 않게 감상할 수 있다.
이 차이가 많은 걸 가른다.
어색한 연기라도 어느 정도 다른 요소로 커버가 되는 드라마와 달리 영화는 차원이 다른 저 너머의 세계에 존재한다. 그래서 드라마에서는 어느 정도 화제가 되는 배우도 영화에는 쉽게 접근하지 못 하는 게 현실이다.
지금 어마무시하게 화제가 되는 배우 변우석이 영화를 찍는다고 무조건 흥행한다고 볼 수 있을까. 팬 층이 두텁다고 해도 영화 흥행은 별개의 문제다. 아마 그게 가능했다면 한국 영화판은 전부 다 아이돌이 주연 배우로 점령 했을 거다.
게다가
영화 스크린은 거대하다.
그 말은 표정 하나하나 디테일 하나하나가 전부 다 적나라하게 보인다는 거다. 연기를 조금만 못 해도 티가 나기 마련이다. 머리 카락 하나까지 관리를 해야 하는 게 바로 영화에서의 연기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송중기가
과연
그 정도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인가.
드라마에서는 연일 승승장구하며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는 배우이지만 유독 영화에서만큼은 영화 늑대 소년 이후 흥행 면에서 재미를 본 적이 거의 없다. 나 역시 배우의 인성이나 커리어는 존경하는 부분이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연기를 잘 하는 배우라고 생각한 적이 거의 없는 터라 이렇게나 영화에 진심인 게 조금 이해가 안 가기도 한다.
영화 각본을 보는 눈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으며 나름의 전략과 생각이 있어 보이긴 하는데 기본적으로 연기력이 대단하지 않으니 관객들도 극장에서까지 굳이 돈까지 내고 송중기의 연기를 큰 화면으로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어느 기자는
송중기가 어울리지 않는 역할 만을 맡아서 영화의 흥행이 저조하다고 비난하는데 나는 이건 조금 핀트가 벗어난 헛소리라고 생각한다.
송중기 입장에서 보자면
본인이 매일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멜로 연기를 영화에서 또 보여주면 관객들이 찾아올 리 만무하다. 이미 본 모습을 또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은 의외로 없다. 관객을 극장까지 불러 오려면 그 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다.
특히
드라마로 인해 대중 노출이 많은 배우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할 만하다.
배우가 항상 보여주는 이미지만 드러낸다면 대중들은 쉽게 질리고 만다.
철저하게
송중기 입장에서만 보면
이렇게 의외의 역할을 맡는 거 자체가
나름 현명한 전략이라는 생각도 든다.
드라마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거칠고 사람 냄새 나는 송중기의 모습을 아마 영화에서만 보여주고 싶던 배우 본인의 마음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이건 전략이 틀렸다.
기본적으로 연기력이 출중하지 않은 상태에서 송중기에게 카멜레온 같은 모습을 기대하는 관객은 없다. 연기력이 이병헌 정도는 되어야 가능한 부분인데 그 연기 잘 하는 이병헌도 모든 영화나 드라마를 성공시키는 건 아니다.
기본적으로 연기력이 탄탄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건 굉장히 오만하다. 본인의 연기력을 자각하고 피나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영화에서는 살아 남기 힘들 거라고 본다.
그래서인지 송중기의 눈물은 크게 와닿지가 않았다.
배우 윤여정 선생님이 일과 관련해서 눈물로 무마하려는 시도를 가장 싫어한다고 하셨는데 송중기는 조금 다른 경우이긴 하지만 자신의 실패를 눈물에 기반한 감정에 호소하는 모습이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사실 너무 비겁해 보인다.
그리고
누구보다
본인이 아마 제일 잘 알고 있지 않나.
본인의 연기력이 송강호나 최민식 정도는 아니라는 걸 말이다. 이미 영화에서는 그 정도 연기력이 아니면 관객들은 만족하기가 힘든 수준이다. 내가 이만원 가까이나 되는 돈을 내고 왔는데 애매한 존재감과 연기력을 가진 배우를 보기는 싫다.
돈이 아깝다고 느끼는 순간 끝이다.
이런
기본적인 사실을 나이가 마흔이 넘도록 알지 못 한다는 게 나는 오히려 더 어이가 없다.
영화는 무조건 연기력이다.
본인이 납득할 만한 그리고 남들을 납득시킬 만한 연기력 향상을 본인이 대중에게 보여 줘야 한다. 놀랍게도 이병헌이나 전도연 역시 데뷔 시절부터 연기를 잘 한 건 아니었다. 이들 모두 발전 단계가 있었다.
하지만
언제인가 부터 한국의 배우들은 드라마가 뜨고 나면 연기력이 발전하지 않고 정체되어 버린다. 특히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은 남자 배우들에게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박서준에게도
비슷한 인상을 받았는데 송중기 역시 비슷한 딜레마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
본인이 일단 스타가 되고 싶은 건지 진정한 배우가 되고 싶은 건지부터 파악을 해서 연기파 배우로 갈 건지 아니면 지금처럼 어중간한 스타 배우로 갈 건지 고민을 해야 할 시기다. 이제는 더 이상 외모로 승부할 만한 나이도 아니고 중년이 넘어가면 연기력이 안 되면 계속 주연을 맡기도 힘들기에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조연으로 내려가야 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이걸
제일 잘 한 게 바로 배우 차승원이다.
차승원 배우도 주연 만을 고집할 때에는 작품이 없다가 어느 순간 조연으로 나오면서 강렬한 연기를 보여 주었고 대중은 오히려 주연보다 조연에게 더 환호했다. 그리고 그 순간 차승원 배우는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도약했다.
그런데
이것도 기본적으로 연기력이 차승원 정도로 좋아야 가능한 일이다.
잘 생기고 젊음의 매력으로 승부하던 그 많은 남자 배우들이 마흔을 넘기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세상은 의외로 냉혹하며 대중은 더 이상 잘 생기지도 않은 나이 든 연기 못 하는 배우를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고 싶지가 않다.
송혜교의 말처럼
송중기도
이제 더 이상 얼굴로 승부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이걸 배우 본인이 가장 먼저 알아야 한다.
하지만 송중기는
아직 그걸 잘 모르는 거 같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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