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바디의 예능 이야기
부러운 남의 회사 구내 식당
콩콩팥팥을 좋아해서 나름 스핀오프 시리즈 중 하나인 콩콩밥밥도 기다려졌다.역시 기대를 나만 한 건 아닌지 유튜브에서 풀버전을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4%나 나왔다. 실로 대단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한 3%정도만 나와도 대박이다 싶었던 데다가 홍보를 엄청한 것도 아니었기에 이 정도 수치가 나올 줄은 몰랐다. 게다가 방송 시간도 애매한 금요일 오후 6시였음에도 불구하고 저 정도 시청률이면 나영석 사단의 능력이나 기획력에 대해서 감탄을 금치 않을 수가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재미는 있었다.
이광수와 도경수의 티키타카가 굉장히 좋았던 데다가 실제로 도경수가 요리를 너무 잘 해서 감탄을 한 부분도 분명 있었다. 원래 군대에서도 취사병으로 일을 했었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보통 배우나 아이돌을 하던 사람들이 군대를 가면 위문 공연을 많이 가면서 일반적인 병사 생활을 거의 안 하시던데 취사병이라니 도경수는 확실히 달라도 다르다.
나도 군대 생활을 했으나 취사병은 하루 일과가 정말 끝이 없어서 힘든 보직 중 하나다.
무언가 아이돌같지 않은 행보인데 그래서 그런지 요리에도 누구보다 진심이다. 실제로도 요리를 굉장히 잘하고 사람들을 초대해서 요리를 해주는 걸 즐긴다고 한다. 이런 걸 보면 성격이 보인다. 요리해서 남들 먹이는 데에 진심인 박나래만 봐도 이런 사람들 중 악한 사람들은 없어 보인다.
특히 카레가 조금 탄 걸 인지하고 부터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너무 진심이어서 의외로 감동이었다. 미각이 예민하지 않은 사람들은 제대로 눈치를 채기도 어려운 정도로 미약하게 탄 건데도 불구하고 음식이 탄 건 최악이라는 이야기는 셰프가 아니면 입에서 나오기 힘든 말이기는 하다. 사실 뭐 돈을 내고 음식을 파는 입장이라면 음식을 탄 게 용납이 안 되긴 하지만 도경수는 예능에서 하는 거라서 책임감이 덜할 거라고 생각한 나만의 착각이었다.
구내 식당 운영을 위해서 따로 무언가를 준비한 것도 아니고 그날 브리핑을 받고 바로 작업에 들어가서 20인 분의 음식을 준비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일반 가정 주부 역시 보통 4인분 정도의 요리만 준비해서 갑자기 10인 분 이상을 준비하라고 하면 당황할 게 분명하다. 나 역시 5인분이 넘어가는 음식은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안 온다.
그런 상황에서도 20인분이 훌쩍 넘는 음식을 고민도 없이 메뉴 정하고 바로 준비하는 거 보면서 도경수라는 사람의 매력에 다시 한 번 빠지게 되었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예능감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지만 사람 자체의 매력이 상당해서 아무것도 안 해도 저 사람이 무얼 하는지 궁금해서 계속 보게 되는 힘이 분명히 있다.
그리고 역시나 이광수는 기본 역할을 다 해준다.
아니 이광수는 항상 그 이상의 역할을 한다.
거의 모든 드립이 웃길 정도인데 저 정도는 되어야 예능에서 입지전적인 위치에 있을 수 있구나 싶기도 하다. 게다가 모든 드립이 귀에 거슬리거나 불쾌하지도 않다. 그야말로 가볍게 웃어 넘길 수 있는 농담이 대부분이고 가벼운 대답에도 웃음이 들어가 있어서 천성적으로 웃긴 사람은 역시 이길 수 없다는 진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유재석이 이광수를 사랑하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거다.
그리고 아무래도 에그이즈커밍에도 큰 부엌 시설이 있기는 하지만 저게 구내 식당을 위한 전문적인 조리 시설은 아니기에 저런 시설에서 음식을 저렇게나 많이 준비한 게 감탄만 나올 정도다. 일반 가정집 주방에 비하면 분명히 넓은 편이긴 하지만 20인분 이상을 요리하기에 넉넉한 공간은 분명 아니다.
후기를 보면 밑반찬이 많지 않다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요리하는 사람은 도경수 혼자여서 시금치 반찬을 만든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요리를 매일 해 먹는 편인데 밑반찬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꿀 때가 많다. 백반 집이 아니면 저렇게 여러 가지 반찬을 늘어 놓고 먹는 건 엄마이기에 가능한 부분이고 굉장히 공이 들어가고 정성이 들어가는 부분이다.
음식 해 보면 엄마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은 허언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도경수같은 사람이 한 명은 더 있어야 돌아가는 시스템인데 이광수는 요리를 전혀 해보지 않은 게 누가 봐도 티가 나긴 해서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요리는 재료 손질부터 시작해야 되는 건데 그러한 과정이 잘 나온 거 같아서 만족스럽다. 어차피 둘이 전문적으로 구내 식당을 운영하는 게 아니다 보니 이 정도가 딱 적당해 보인다.
단 한 가지 애매한 건 유튜브에 초기 선공개로 너무 많이 공개하다 보니 방송과 중복되는 지점이 분명 존재해서 나는 다음 번에는 선공개 영상은 안 보고 유튜브에서 전체 공개할 때 한 번에 몰아 보거나 티빙으로 봐야 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생각보다 선공개를 너무 많이 해서 거의 다 중복이 되었기에 그러하다.
어차피 협찬을 크게 받아서 방송보다는 유튜브를 중심으로 만든 거 같은데 직원이 60명 정도면 사내 식당을 유지하는 게 쉽지는 않아 보여서 과연 에그이즈커밍도 사내식당을 만들지 여부도 궁금하다.
그나저나 도경수는 정말 대단하다.
이번 콩콩밥밥은 도경수의 발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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