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콩밥밥 이광수와 도경수 환장의 케미

 썸바디의 예능 잡담

찐친들의 진짜 케미 

정치에서도 적용이 되는 말인데

가장 대단한 지도자는 적재적소에 사람을 제대로 기용하는 사람이다.

달리 말하면 괜찮은 사람들을 키우는 지도자라고 할 수 있는데 능력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이걸 잘 하지 못 해서 후임을 제대로 양성하지 못 하거나 자신이 힘들게 쌓아온 명성을 스스로 망치는 경우도 있다. 

특히 혼자서 모든 걸 하기 힘든 경우에는 더욱 더 절실하게 적용이 된다. 

나영석 PD 역시 1박 2일 같은 프로 하나 할 때만 해도 본인만 잘 하고 관리하면 크게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나름의 도박을 택했고 자신이 믿을 만한 사람들과 이직을 해서 실로 나영석 사단이라는 집단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의 성공기는 이제 한 번만 더 들으면 질릴 정도로 전설이 되었다. 

아마 

대한민국 역사상 나영석 PD 만큼 독보적으로 성공한 프로듀서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한 때 김태호 역시 나영석과 양강 체제를 구축하기는 하였으나 지금의 상황을 보면 김태호와 나영석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가 힘들 정도로 차이가 많이 벌어지고 있다. 비단 명성 만이 아니라 두 사람이 같이 만들어 낸 최근 예능들의 시청률과 화제성을 생각해 보면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도대체

무엇이 이 둘의 성공을 가른 걸까. 

이 둘의 능력치는 사실 비슷할 텐데 왜 나영석은 지금도 하는 프로그램마다 다 성공하고 김태호는 그렇지 않을까. 

나는 실력 면에서는 두 사람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용병술에서 큰 차이가 있다.

김태호는 나영석에 비해 방송사에서 굉장히 늦게 퇴사를 하며 자신의 회사를 차리게 되었다. 초반에는 이효리와 여러 개의 예능을 함께 만들면서 화제성을 이끌었다. 하지만 모두가 안다. 그 화제성이 이효리 덕분이라는 걸. 나 역시 이효리가 나오지 않았다면 프로그램 자체를 몰랐을 거다.

역시나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김태호는 독립하고 나서 이런 저런 프로그램을 런칭했으나 무한도전은 고사하고 굉장한 화제성을 기록한 프로그램이 말 그대로 전무하다. 특히 상당한 제작비가 투입된 가브리엘의 실패는 뼈아프게 다가올 만하다. 

그런 상황에서 나영석은 어떤가. 

자신이 만든 예능 만이 아니라 

자신이 키운 후배들 역시 승승장구하고 있다. 

환승연애와 연애남매를 만든 이진주 PD

핑계고 시리즈를 만들고 있는 조은진 PD와 김송화 작가 

이 외에도 성공적인 예능 시리즈를 만든 제작진들을 보면 나영석 사단에서 일을 배운 사람들이 한 가득이다. 이 정도면 인재를 알아 보고 재능을 키워주는 능력이 상당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실제로 

나영석은 이제 자신이 직접 개입해서 만드는 프로그램은 거의 없고 후배들의 이야기를 귀 귀울여 듣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서 유명한 출연진을 섭외하는 데에 더 힘을 쏟는다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본인은 나이도 먹고 트렌드도 잘 모르니 후배들의 말을 경청하고 그게 맞다고 생각하면 전폭적으로 밀어준다는 건데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어른이 참 흔치 않아서 인터뷰를 읽다가 나도 모르게 감동을 받았다. 

본디 사람은 나이가 먹으면 생각이 굳어진다.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과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순간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거라 착각하여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 이걸 마냥 비난할 게 아닌 게 의외로 거의 대부분의 어른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으며 나 역시 그러하다. 

그런 의미에서

본인의 가치관이 이제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거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나도 사회 생활을 하고 직장이라는 조직에서 일해 보았지만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임원들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아무래도 

나영석 본인은 그렇지 않다고 손수 거부하지만 나는 나영석 이야말로 진정한 리더라고 생각한다. 저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정말 많지 않다. 아마 그러하기에 지금의 성공이 나올 수 있었다. 

윤여정 선생님이 과거 

나영석에게 너는 한 번 실패를 해야 한다고 했던 적이 있었다. 

나영석은 그 말을 새겨 듣고 자신이 물러 나야 할 때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사람이 아무리 영리하고 똑똑하다고 해도 항상 유행에 예민하고 트렌드에 민감할 수는 없다. 본인보다 더 시대 정신에 부합하는 사람들에게 가끔은 양보해야 하며 그들이 더 빛나게 만들어 줘야 한다. 

애초에 

고인물이 자기가 뭔가 해보겠다고 시대에 역행하는 작품을 내는 것만큼 꼴사나운 게 없다. 

아마 콩콩팥팥에서 도경수와 이광수의 케미를 보고 제작진에서 이 둘을 가지고 한 번 무언가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이 나왔을 거다. 정규로 풀기에는 애매하지만 이렇게 4부작으로 치고 빠지기에는 더할 나위 없다. 

게다가 나영석은 새로운 시도에 있어서도 관대한 편이기에 콩콩밥밥이 나올 수 있었고 시청자들은 누가 봐도 재미있고 흥미로운 도경수와 이광수의 톰과 제리 케미를 지켜볼 수 있는 복을 누리고 있다. 

사실 이렇게 짧은 시리즈의 예능은 정규 편성을 받기 쉽지 않으나 나영석은 자신의 힘으로 정규 편성을 받아내면서 후배들을 아낌없이 밀어준다. 

특히 이광수가 매운 고추를 더 넣으려는 시도를 바로 알아채는 귀신같은 감각의 도경수 장면은 예능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명장면이었다. 

그저 도경수와 이광수가 밥을 해주고 배식을 할 뿐임에도 재미있는 건 역시나 제작진의 힘이며 예능은 PD와 작가가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금 알게 해준다. 그리고 그런 젊은 인재들을 끊임없이 키워내는 나영석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콩콩밥밥이 겨우 4부작이라는 게 한탄스러울 따름이다. 

최근에 나온 성공적인 예능을 만든 사람들이 다 나영석 후배들이라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분명 있다고 보이며 이런 지점만 봐도 나영석과 김태호는 이미 비교하기에는 너무 멀리 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둘 다 천재이긴 하지만 후배 양성을 얼마나 잘 했느냐에 따라서 이렇게 결과가 갈렸다는 사실이 솔직히 말하면 좀 재미있기도 하다. 

그래도 아직 김태호 사단에 대한 기대도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아니 빠른 시일내로 흥행 작품이 하나 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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