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바디의 예능
시청률과 화제성 그 무엇 하나 잡지 못한 자칭 타칭 힐링 예능
이제훈
이동휘
차은우
곽동연
이라는 호감형 남자 배우 4명을 모아 놓고 이 정도 시청률과 화제성이라니 놀랍기 그지 없다. 처음 이 네 명의 캐스팅 기사가 나오고 나서는 기대가 된다는 반응이 정말 많았다. 나 역시 기대한 사람 중 한 명이다. 나는 실질적으로 10화까지 다 보긴 했다. 아마 반응이 좋았으면 12화까지도 방영을 했을텐데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도 없다 보니 10부작 정도에서 급하게 마무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화는 마지막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서 제작진도 마지막에 가서야 통보를 받은 거 같은 느낌이다. 근데 그럴 만도 하다. 마지막 화 임에도 별다르게 화제가 될 만한 게 없었다. 핀란드 가서 성인 남자 4명이 산타를 만난 게 그리 화제가 될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왜 이렇게까지 망한 걸까.
그래도
어느 정도 화제성은 있을 거라고 착각한 내 자신이 부끄러울 정도였다. 그런데 나 역시 2회차가 지나가면서 이거 이런 식으로 계속하다가는 소리소문없이 종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나의 불길한 예상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적중했다. 말 그대로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도 없이 지난 주에 조용하게 마무리가 되었다.
핀란드 라플란드의 자연 친화적인 삶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한 상태로 끝나 버려서 지금 생각해 보면 이 프로그램의 제작 의도가 과연 무엇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게다가 도시 남자들을 자연으로 데려가는 건 좋은데 곽동연을 제외하면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어서 당황스러울 지경이었다.
나는 그래도 이제훈을 좋아해서 다행인데 초반에 이제훈이 간단한 계란 요리조차 전혀 하지 못 하는 걸 보고 조금 충격을 받기는 했다. 이제훈이나 제작진이나 비슷한 예능에 관한 공부를 전혀 하지 않은 걸까. 우리 나라에서 배우가 이런 리얼 예능에서 살아 남는 방법은 순수함과는 거리가 멀다.
차승원
유해진
고민시
박서준
이 모두 나영석 예능을 통해서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사람들이다. 본업도 잘 하지만 예능에서 보여준 의외의 면모가 호감을 얻었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본업 이상 만큼이나 부업(?)을 잘 한다는 거다. 차승원의 요리 실력은 엥간한 주부 9단을 넘어선 지 오래이며 유해진은 그 옆에서 뚝딱 뚝딱 뭐든지 잘 만들어낸다.
박서준은 또 어떤가.
다양한 사회 경험으로 인해서 누구보다 주방에서 그리고 홀에서 활약을 보여준다. 고민시 역시 서진이네2 에서 보여준 빠릿빠릿함이 대중의 호감도를 높이는 데에 한 몫 단단히 했다. 만약 이 4명이 예능에 나와서 라면 하나 끓이지 못 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면 대중들은 이들에게 공감할 수 있을까.
가뜩이나 연예인들은 이제 신흥 귀족이라고 불리고 있는 마당에 현실과 동떨어진 모습은 반감만 낳을 뿐이다. 대표적으로 이제훈과 이동휘가 있다. 이제훈과 이동휘는 분명 자연주의 컨셉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겠지만 라플란드에 와서 하는 일이 거의 없다. 이제훈은 기본적인 계란 요리 하나 조차 하지 못 하며 이동휘는 마늘을 까고 다지는 게 전부다.
그런 거 자체를 뭐라고 하는 게 아니다.
그래 뭐 사람이 라면 한 번 안 끓여 먹고 살 수는 있다. 그런데 그걸 굳이 예능에서 보여주면서 우쭈쭈하고 싶지는 않다. 10대라면 가능한 부분인데 이동휘나 이제훈이나 명실공히 40대가 아니던가. 40대가 기본적인 요리 하나 제대로 못 하는 건 그렇구나 하고 이해할 일이 아니라 도대체 어떠한 삶을 살았기에 그런 건지 의문이 들게 만든다.
마지막에 가서는 그래도 요리가 조금 늘기는 하는데 이제훈의 나이를 생각해 보면 이런 서사가 과연 어울리기나 한 건지 의문이다. 그리고 여전히 이동휘는 마늘만 까고 있다. 사실 곽동연도 그저 요리 해 먹고 사는 평범한 남자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래도 저 중에서는 군계일학이긴 하다.
어느 정도라는 게 있다.
이제훈과 이동휘는 그 정도에서 벗어난 경우이고 제작진이 포장을 해주려고 하였으나 여실히 실패하고 말았다. 애초에 이제훈이 계란 요리 망친 게 화제가 될 거라고 생각한 제작진도 감이 없어도 너무 없다. 초등학생도 아니고 이제 중년에 접어든 40대 아재가 계란 하나 제대로 요리 못 하는 걸 보고 감탄을 할 시청자들은 전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라플란드에서의 삶을 보여준 건 좋았으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언가 미션을 하나 주었어야 했다. 꼭 나영석 사단처럼 가서 한국 식당을 하라는 건 절대 아니다. 무언가 열중할 수 있는 걸 했으면 어떠했을까. 식당 일은 손이 많이 가는 터라 나같으면 이 멤버로 해외로 가는 예능을 기획해야 한다면 한국식 카페라도 했을 거 같다. 최근 미국에서도 한국 식으로 꾸며 놓은 카페가 인기라고 한다.
한국인들의 미적 감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며 국내에서 카페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기본 이상만 해도 외국에서는 먹힌다. 게다가 카페는 커피만 만들 줄 알면 운영에 크게 무리가 없다. 회사를 나온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차리는 게 카페가 아니던가. 커피는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한국에서 온 전통적인 음료와 가볍게 만들 수 있는 전통 디저트를 제공하면 분명히 이야깃 거리가 나올 수 있었을 거다.
한국 식당은 이제 전세계 어디에나 많으나 한국식 카페는 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넷플릭스 예능 중 하나인 더 보이프렌드는 카페 트럭을 운영하며 생활비를 벌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라도 무언가 하나 중심이 되는 미션을 주었어야 했다고 본다. 이런 게 전무하다 보니 프로그램 자체도 산으로 가고 재미도 안드로메다로 가 버렸다.
라플란드라는 배경도 좋고 출연진 라인업도 괜찮았는데 기획 자체가 너무 구멍이 많았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전문 예능인 하나 없이 그리고 특정 미션도 없이 과연 분량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 건가. 무언가 미션을 하나 주는 게 필요하다. 힐링 예능의 시초인 나영석 사단 역시 하다 못해 밭일이라도 시키는데 아무리 자연 친화라지만 열흘 동안 밥 해 먹는 걸 보는 건 지루하다 못해 끔찍할 정도다.
핀란드 셋방살이 제작진은 이번의 실패를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하다 못해 여행이라도 제대로 했었어야 하지 않나.
정말이지 한심하다 못해 화가 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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