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콩밥밥 구내 식당 운영의 현실적인 어려움

 썸바디의 예능 잡담 

[작은 회사일수록 구내 식당을 운영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나도 이런 저런 회사를 참 많이 다녀본 편인데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회사를 본 적은 거의 없다. 

나름

L사 홈쇼핑

S사 커뮤니케이션즈 

같은 대기업이라고 할 만한 곳을 다녔는데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곳은 하나도 없었다. 물론 회사들이 전부 다 서울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었고 그 주변에 밥집들이 많아서일 수도 있다. 그런 나는 그나마 캐세이 퍼시픽이라는 홍콩 회사를 다니면서 회사 안의 식당을 경험해 보긴 하였는데 구내 식당이라고 하기에는 가격이 그리 착한 편은 아니었다. 외부에서 먹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기니 하였으나 그래도 최소 한국 돈으로 5천원에서 7천원 이상을 줘야만 적당한 밥을 먹을 수 있었다.

그래도 캐세이 퍼시픽은 직원 수가 어느 정도 있고 돈을 받다 보니 꽤나 다양한 메뉴들이 구내 식당 안에서도 존재할 수 있었다. 홍콩이다 보니 당연히 광동식 요리부터 일식까지 나름 다양했다. 회사에 서양인들도 많았어서 서구 음식도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밖으로 나가지 않고 돈을 내고 먹을 수 있는 식당이 회사 내부에 있는 것도 나름 복지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캐세이 퍼시픽은 구내 식당을 아침 점심 저녁까지 운영을 했는데 주말에도 승무원들을 위해 운영을 한 걸 보면 입점 식당들에게 최소한의 이익을 보장해 주면서 나름의 복지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던 거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이렇게 구내 식당이 잘 되어 있어도 밖에서 점심을 해결하려고 나가려는 직원들도 굉장히 많다. 

참고로 캐세이 퍼시픽은 상주 직원만 만 명이 넘을 정도로 큰 회사다. 

내 기억이긴 하지만 홈쇼핑도 천 명이 넘었고 커뷰니케이션즈 역시 망하기 전까지는 사원이 천 명이 넘었음에도 돈을 받고 운영하는 구내 식당 조차 유지가 힘들었을 정도다. 최근에 아파트들에서도 돈을 받고 조식이나 석식을 제공하는 곳이 늘고 있는데 지금이야 유지가 되겠지만 가면 갈수록 유지를 못하고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이런 구내식당을 유지하기 힘든 현실적인 이유들이 몇 가지 존재한다. 

-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콩콩밥밥을 보면 도경수의 멋들어지고 맛있는 요리에 감탄을 하는 장면이 나오고 에그이즈커밍 행정 관련 대표님도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시는데 중간에 나온 것처럼 직원들이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않으면 구내 식당 자체가 유지 되기 어렵다. 게다가 저렇게 소규모 구내 식당들은 모두를 만족시키는 메뉴를 매일 제공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만약 메뉴가 분식이라면 다른 걸 먹고 싶은 사람은 구내 식당을 이용하지 않을 확률이 높고 이와 관련해서 미리 신청을 받고 주문을 받게 되면 모두에게 그만큼 메리트가 떨어지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다양한 메뉴를 하려면 셰프를 그만큼 고용을 해야 하는데 이건 누가 봐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이야기다. 

그래서 구내 식당은 그야말로 복지의 차원으로 들어간다. 

YG와 JYP의 무료 구내식당이 호평을 받는 건 저게 얼마나 돈이 많이 들어가고 복지의 차원으로 운영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우리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러하다. 구내 식당으로 이윤을 남기는 건 거의 불가능하며 특히나 저런 소규모 회사들은 매일 밥을 먹는 인원을 산정하기가 쉽지 않기에 운영에 더 큰 어려움이 존재한다. 

실제로 최근 구내 식당이라는 복지를 자랑하던 미국의 거대 IT 기업들도 형편이 어려워지며 무료 간식이나 구내 식당들을 전부 다 폐쇄하는 분위기라고 하니 이게 얼마나 돈이 많이 들어가는 복지인지 알 수 있다. 

- 방송업이라는 특수성 

콩콩밥밥에도 나왔지만 방송일을 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인 회사원들과 일하는 패턴 자체가 다르다. 보통 오후 2시 정도에 출근하여 밤새도록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콩콩밥밥은 이들의 생활 패턴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반적인 식사 시간으로 준비를 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이들을 위한 구내 식당이 되려면 직원들의 생활 패턴에 맞춰야 한다. 

즉 오후 2시나 3시 정도에 늦은 점심을 하고 저녁을 남들보다 늦은 8시나 9시 정도에 그리고 야식을 새벽에 제공해 주는 게 가장 적당한데 현실적으로 이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일할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게 문제다. 식당 아주머니들은 말할 것도 없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과 같이 출근하고 퇴근하고 싶어한다.

일정이 이런 식이면 자신의 삶이 다 사라지게 되는데 현실적으로 그렇게 헌신적으로 일할 사람을 구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보다는 차라리 대기업과 계약해서 도시락 배달을 고려하는 게 더 현실적으로 보일 정도다. 미리 전날 신청을 받아서 특정 시간대에 도시락들을 배달시켜 먹는 게 더 괜찮아 보일 수 있는데 차라리 그럴 거면 그냥 배달 음식이 더 나아 보여서 현실적으로 에그이즈커밍에서 구내식당 프로젝트는 영원히 달성하지 못할 목표가 될 공산이 크다. 

- 결론

그러니까 결국 이 작은 회사에서 구내식당은 그저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그저 이벤트로 끝나는 게 가장 적당해 보이는데 아마 나영석 사단도 이를 알아서 콩콩밥밥을 기획한 게 아닐까 싶다. 애초에 현실적으로 이런 아담한 회사에서 구내 식당은 언감생심이다. 말이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에게 구내 식당의 느낌을 한 번 내주려고 했던 건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그래도 이 정도로 직원 복지를 생각하는 회사가 있다는 건 보기 좋은 일이다. 

가끔 보면서 정말이지 부럽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나영석이 존경을 받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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