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인플루언서의 현실

 썸바디의 잡담 

네이버는 과연 인플루언서 시스템을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가 


예전에 대기업 연수를 받은 적이 있다.

나는 그래도 대학교는 SKY 중 하나였기에 그 어려운 취업난에서도 그리고 문과임에도 불과하고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기업에 취업할 수 있었다. 그래서 대기업 연수 중 하나를 경험해 보긴 하였는데 지금 생각해도 대기업 연수는 크게 효율적이지는 않으나 애사심을 키우는 데에는 제격이긴 하다. 

그 당시 그룹 임원 중 한 분이 와서 강의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신 기억이 난다. 

기업에서 미는 광고 카피는 

그 기업이 절대 달성하지 못한 무언가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가령, 

뫄뫄 기업은 사람이 중심이다. 

뫄뫄 기업은 혁신이 최고의 가치다.

뫄뫄 기업은 안전이 최우선이다. 

라고 한다면 그 기업은 사람과 혁신 그리고 안전이 가장 부족한 요소일 수 있다는 거다. 자신들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슬로건으로 내거는 경우가 많다. 그 당시 해당 기업은 사람이 중심이었는데 임원은 웃으면서 이 그룹은 사람이 가장 천대받기에 그렇게 된 거라고 하시며 씁쓸한 표정을 지으셨다. 

그 당시에는 나도 사회 경험이 별로 없어서 확실하게 이해를 하지 못 하였는데 살다 보니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확실히 기업은 이루지 못할 꿈을 슬로건에 적어 놓는 것도 맞고 그렇다고 해서 그 핵심 가치가 회사 내에서 전혀 구현이 안 되는 건 또 아니라는 사실 역시 알게 되었다. 

네이버가 유튜브의 공세 속에서 야심차게 인플루언서 제도를 만들었다.

만든 지는 꽤 되었으나 제대로 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말이 인플루언서지만 그 내막을 보면 블로거들에게 돈을 뿌리겠다는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나 역시 그 중 한 명이었고 네이버에게 버림 받기 전까지만 해도 꽤나 많은 돈을 벌어 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아예 밖으로 나와서 보니 이 시스템 자체가 얼마나 빈틈이 많은지 뼈저리게 느낀다. 

일단 

미래가 없다. 

사람이 관리하는 시스템 자체가 이제는 더 이상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인공 지능이 지배하는 시대인데 아직까지 검색 결과를 네이버는 사람이 관리하고 싶어 한다. 인플루언서 제도를 굳이 만들어서 검색 상위에 뜨는 블로거들을 자신들이 직접 관리하겠다는 욕심을 분명히 하고 있다. 

말만 인플루언서지 우리가 생각하는 영향력도 아니며 자신들의 말을 잘 듣는 언제든지 대체 가능한 인플루언서일 뿐이다. 그게 과연 인플루언서라고 할 수나 있을까. 언제까지 검색 결과를 사람이 건드리는 시대에 머물 것인가. 

이게 왜 문제냐 하면 

사람은 인공 지능보다 절대 합리적일 수가 없기에 그러하다.

구글을 위시한 글로벌 업체들이 인공 지능을 이용해서 알고리즘을 더 정교화 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는 거다. 아마 이 순간부터 나는 네이버가 진정한 의미로는 IT 기업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자신들의 지위가 너무 크다 보니 이런 식의 헛발질을 몇 번 하고 있는데 지금 당장이야 실적이 나올지 모르지만 나는 네이버의 5년 뒤가 정말이지 불안하다. 

나는 당시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도 방송연예 인플루언서였고 순위도 꽤나 높았다. 인플루언서에도 네이버가 공식적으로 지정한 순위가 있다. 매일 자정을 기준으로 바뀌는데 이 순위에 따라서 애드포스트 수익이 결정이 된다. 분야마다 다르긴 한데 순위가 몇 등이냐에 따라서 수익이 천차만별이라 그 안에서 순위 싸움 역시 상상 이상으로 치열하다. 

그런데 

그 순위를 정하는 기준이 네이버 마음이다 보니 글을 잘 쓰고 말고 할 거 없이 그저 네이버가 시키는 일을 잘 해야 한다. 알고리즘같은 걸 적용할 리가 없고 그러하기에 규칙을 아는 사람들은 아무리 질 낮은 글을 싸질러도 항상 검색어 상단에 올라가 있다. 요즘 들어 사람들이 네이버 검색에 실망을 하는 건 바로 그런 연유다.

영화 리뷰 하나를 검색해도 영화를 정말 본 사람들 보다는 네이버가 좋아하는 키워드를 노리고 돈 버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절반 이상이다. 그런데 이건 네이버가 자초한 일로 블로거만을 탓하기는 힘들다. 네이버에서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방송 관련 리뷰를 쓰는 사람들 중에서 방송을 제대로 시청하고 후기를 남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거의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시간적인 한계로 인해서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배속으로 보거나 첫화 그리고 마지막화만 보고 드라마 리뷰를 쓰는 사람들도 정말 많다. 한 마디로 제대로 작품을 보고 리뷰를 남기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 글들은 읽으면 바로 티가 나는데 정작 문제는 그런 글들이 네이버 검색 상단에 항상 오른다는 점이다.

이러다 보니

블로거들 역시 노력을 하지 않으며 쉬운 길로만 가려고 한다. 

당연히 결과는 네이버 검색 품질의 질적인 저하로 나타난다. 나 역시 맛집이나 음식 관련이 아니면 네이버 검색을 거의 하지 않게 되었다. 관심있는 영화나 드라마의 후기를 하나 봐도 이 사람이 이 작품을 정말 본 건지 안 본 건지 티가 나기 마련인데 네이버에서 밀어주는 인플루언서들의 글을 보면 거의 대부분이 작품을 보지 않았거나 보았다 하더라도 제대로 본 사람이 없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심지어 아예 안 본 사람의 글도 태반이다. 

인공지능이나 알고리즘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는지 아니면 투자할 돈이 없는 건지는 내가 알길이 없으나 이는 참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람이 개입하기 보다는 인공 지능 기술을 통해 알고리즘을 더 정교화해서 보다 더 완벽에 가까운 검색 결과를 내놓아도 시원찮을 시대에 네이버는 여전히 갈 길을 헤매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의 지향점이 구글이 아니라 쿠팡이라는 걸 생각해 보면 이러한 검색 결과 수준의 저하는 이미 예견된 일이다. 애초에 물량 싸움에도 상대가 되지 않기에 미리 꼬리를 내린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검색을 하지 않으면 네이버 쇼핑과도 연계가 잘 되지 않기에 미래를 생각하면 검색은 필수적이다. 

가장 잘 나갈 때 대비를 어느 정도 했어야 하는데 자꾸만 역행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건 비단 기분 탓일까. 분명히 잘 할 수 있고 역량도 되는 기업이기에 지금의 행보는 사실 이해하기 어렵다. 구글은 한국 시장에 투자를 많이 하는 편도 아니고 유튜브를 제외하면 한국 검색 시장에서 하는 게 거의 없음에도 검색 점유율이 30%를 넘은 건 냉정히 봐서 구글이 잘 했다기 보다는 네이버에 실망한 사람들이 구글로 옮겨갔다는 의미로 봐도 무방하다.

현재 인공 지능 검색이 인기라고 하지만 인공 지능 검색은 아직 완벽한 기술이 아니기에 그리고 인공 지능 검색과 구글 검색은 분명 다른 지점이 있어서 당분간은 공존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쟁에서 네이버는 완전히 뒤지고 있고 회복할 기미도 안 보인다. 검색과 블로그는 연결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식이면 네이버는 쇼핑과 지도만이 남을 거 같다.

최근에 시작한 클립도 별로 성과가 없어 보이고 미래가 참 암담하다. 

그런 와중에 시작한 인플루언서 제도는 말만 인플루언서지 결국 네이버 마음대로 주무르고 다니겠다는 의미와 다름 없다. 유튜브가 언제 유명 유튜버들을 단속하고 관리한 적이 있기나 했나. 자기들이 순위를 정하고 얄팍한 규칙을 정해서 입맛대로 골라 먹는 건 네이버 입장에서는 편할지도 모르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네이버에 인플루언서 제도는 있지만 말 그대로 인플루언서는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다.

이런 현실을 생각하면 네이버의 의도가 너무나 엿보이는 부분이다. 

기업의 슬로건에 현혹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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